해호미
바다와 해를 사랑하는 이들이 찾아오는 카페이자 독립 서점.
2022년 7월 1일, 여름의 끝자락에서 연꽃이 만개할 때 문을 연 인문 아카이브 양림 & 카페 후마니타스(이하 양림 & 후마니타스). 한옥의 따뜻함과 현대적 감각이 조화를 이룬 이 공간은 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또 새로운 문화의 장을 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안겨주고 있다. 20년 넘게 인문학 도서를 모아온 한 건축주는 고향 청주에서 시민들에게 지식과 감동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곳을 열었다고. ‘양림養林’은 숲을 기른다는 뜻이다. 책 한 권 한 권이 모여 생각의 숲을 이루고, 그 안에서 인성과 지적 소양이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 ‘후마니타스Humanitas’는 인간다움을 뜻하는 라틴어로, 이름 그대로 책이라는 숲을 가꾸며 인간다움을 향해 나아가는 길 위에 놓인 공간이다. 한옥의 주재료인 나무와 흙, 돌은 현대적 재료의 차가운 질감을 부드럽게 감싸며 지역의 정서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내부는 자연 채광과 공기 흐름을 고려해 설계했다. 지하에는 2개의 채광 공간이 있어 빛과 바람을 오롯이 끌어들이고, 1층부터 3층까지는 바깥 풍경을 담아내 자연의 숨결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다. 3만 권이 넘는 책으로 가득한 이곳은 단지 책을 읽는 공간만은 아니다. 사람들이 소통하고 사유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작은 공동체의 장이다. 곳곳에 배치된 서가에는 문학·역사·철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꽂혀 있어, 사람들은 이곳에서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타인과 함께 성장해나간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브라이언 헤어·버네사 우즈 공저)는 이 공간을 닮은 책이다. 공감과 협력이 생존의 핵심 전략임을 이야기하면서 과학과 인문, 교양과 철학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 책은 복잡한 설명 없이도 따뜻한 울림을 전해 인문학을 처음 접하는 이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간다. 사유와 소통이 흐르는 양림 & 후마니타스는 그 자체로 쉼이 되고, 사유의 시작이 되는 공간이다. 청주라는 도시에서 새로운 문화의 결을 만들어가기를 꿈꾸며, 이곳에서 나와 타인, 세상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서로가 연결되기를 바란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청주에 작은 변화의 물결이 번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