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더는 경계 너머를 상상하고, 일상의 지형을 새롭게 그리는 공간이다.
어느덧 쫄쫄호떡은 세대를 넘어 청주에서 사랑받는 가게가 되었다.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한 쉼표가 될 커피를 만드는 운리단길의 카페.
세월이 흘러도 늘 같은 자리에서 우리의 추억을 밝혀주는 공원당은 더없이 특별하다.
짜이를 끓이는 사람, 짜이왈라에서 맛보는 인도의 맛.
그 자체로 쉼이 되고, 사유의 시작이 되는 공간
운리단길의 앤티크한 푸른빛 아치형 유리문을 열면 한 폭의 유럽이 펼쳐진다.
이름만 들어도 햄버거 패티처럼 버터를 두툼하게 올린 빵이 연상된다.
부부 대표의 성실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냉동실 없이 매일 구워내는 신선한 초코케이크.
음식과 술, 음악을 하나부터 열까지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양식당.
바다와 해를 사랑하는 이들이 찾아오는 카페이자 독립 서점.
'코끼리 한상 차림'으로 맛보는 태국 음식의 모든 맛.
“우리는 왜 익숙한 틀에 스스로를 가두는 걸까?” 청주 성안길 골목 끝, 복합 문화 공간형 브런치 카페 보더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음식과 문화, 일상과 예술, 낯섦과 익숙함 사이에 선을 긋지 않는다면 어떤 경험이 가능할까. 보더는 경계 너머를 상상하고, 일상의 지형을 새롭게 그리는 공간이다. ‘브런치 카페’라는 고정된 장르라기보다는 유연하게 변주되는 하나의 플랫폼에 가깝다. 보더의 황상혁 대표는 과거 대면 영업직으로 일하면서도 밴드 아트디렉터로 활동해 뮤직비디오 연출과 스타일링을 병행해왔다. 그가 쌓아온 문화적 감각과 기획력은 지금의 보더를 구성하는 토대가 된 셈이다. 계절마다 메뉴를 기획하고, 공간의 결을 설계하며 협업을 이어가는 이곳은 그의 작업실이자 실험실이다. 브런치 메뉴부터 평범함을 거부한다. 후무스와 팔라펠처럼 국내에선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로 낯선 식문화를 제안하고, 제철의 감각을 계절마다 접시에 담아낸다. 여름엔 토마토 파스타, 바질 베리 샌드위치, 참외 프로슈토 샐러드 같은 메뉴가 식탁을 채운다. 플레이트 또한 남다르다. 찢긴 듯한 가장자리와 불균형한 곡선으로 완성한 김보현 작가의 세라믹은 시각적 여운과 긴장감을 더한다. 여기에 팝업 행사로 보더의 철학이 구체화된다. 공간 전체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는 전시형 팝업부터 테이블 위에 펼쳐지는 케이터링 협업까지. 그 안에서 새로운 결이 태어나고, 낯선 조합은 익숙함을 이긴다. 이 모든 흐름은 ‘문화적 경계’를 확장해나가는 과정이다. 황 대표는 로컬 문화가 자라나는 청주는 새로운 시도에 열려 있어 보더가 그 안에서 유연하고 진심 어린 실험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한다. 맛있는 브런치를 먹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며, 잠시 멈춰 스스로를 들여다볼 수 있는 곳. 보더는 누군가의 평범한 일상 속에 오래 기억될 특별한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