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리에 주희진 로컬 콘텐츠의 힘

주희진 이사장은 크리에이티브 하우스 디디모션을 운영하며 청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험해왔다. 이어 지역의 문화를 담은 굿즈 프로젝트 ‘굿쥬’를 통해 청주의 로컬 브랜드 시장을 열었고, 5년 후 굿쥬는 청주의 로컬 굿즈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청주의 청년 창작자들과 함께 여유리에 협동조합을 설립해 커넥트현대 청주의 행복상회에서 로컬이 지닌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로컬의 가능성이란 창작자와 지역을 연결하며 청주의 스펙트럼을 조금씩 넓히는 일이다.

여유리에 주희진 로컬 콘텐츠의 힘

여유리에 주희진 로컬 콘텐츠의 힘

주희진 이사장은 크리에이티브 하우스 디디모션을 운영하며 청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험해왔다. 이어 지역의 문화를 담은 굿즈 프로젝트 ‘굿쥬’를 통해 청주의 로컬 브랜드 시장을 열었고, 5년 후 굿쥬는 청주의 로컬 굿즈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청주의 청년 창작자들과 함께 여유리에 협동조합을 설립해 커넥트현대 청주의 행복상회에서 로컬이 지닌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로컬의 가능성이란 창작자와 지역을 연결하며 청주의 스펙트럼을 조금씩 넓히는 일이다.

청주에서 디디모션을 운영하면서 지역 문화를 담은 굿즈 프로젝트는 물론, 청주의 청년 창작자들과 함께 여유리에 협동조합을 설립했죠. ‘로컬’이라는 키워드로 활동 반경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디디모션dydymotion은 디자인과 영상을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하우스예요. 청주에서 시각디자인, 영상 콘텐츠, 전시 연출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이어왔고, 굿쥬GOODSYOU라는 로컬 굿즈 브랜드를 기획하다 보니 일과 사업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로컬’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두게 되었어요.

여유리에 협동조합 이전 프로젝트인 굿쥬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굿쥬는 2021년 청주문화도시사업의 하나로 기획한 프로젝트예요. 당시 제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시민들의 니즈를 받아보는 과정이 있었는데, “우리 지역에도 굿즈를 소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있었어요. 굿쥬는 그 제안을 토대로 설계한 온라인 기록형 아카이브 프로젝트죠. 작은 규모의 전시가 큰 호응을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판매로 이어지는 상점 형태의 확장을 생각했고, 디디모션이 용역 입찰에서 운영을 얻어내면서 4년간의 프로젝트가 시작됐어요.

굿쥬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4년의 시간 동안 많은 에피소드가 쌓였을 텐데요, 성장에 관해 어떤 모멘텀이 있었나요?

우선 굿쥬를 운영하면서 청주의 지역 작가들을 모집하고 지원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었어요. 오프라인 매장으로 1호점을 열고, 이 공간에서 더 많은 걸 해볼 수 있겠다고 느꼈죠. 그래서 지역 작가들이 굿쥬에 입점해 자신의 굿즈를 판매하고 홍보할 판로를 만들었고, 매달 다양한 이벤트와 시민 참여형 클래스, 지역 내 페스티벌까지 기획하면서 굿쥬는 일반적인 매장을 넘어 지역 창작자와 시민이 만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어요.

굿쥬 프로젝트의 공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도 받았다고 들었어요.

굿쥬는 로컬 굿즈가 단순한 기념품이 아닌, 지역의 문화와 취향까지 담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해요. 전국적인 주목도 많이 받았죠. 굿쥬의 오프라인 매장 1·2호점을 운영하면서 수도권까지 가지 않아도 지역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러스트 페스티벌, 시민을 대상으로 한 작가 데뷔 교육 등을 운영해왔어요. 이런 프로젝트의 공을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도 받게 된 거죠. 여러 과정에서 로컬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신했기에 여유리에 협동조합도 설립하게 됐고요.

굿쥬부터 여유리에 협동조합까지, 청주라는 지역에 남다른 애정이 느껴져요.

청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는 아니지만, 10년 동안 청주를 여행하듯 탐색해온 만큼 이제는 누구보다 이 도시를 잘 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10년 차 청주인이에요. 대학 생활을 청주에서 보내며 창업을 시작했고,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청주는 자연스럽게 제 삶의 중심이 됐어요.

굿쥬와 여유리에 협동조합은 개인과 조합이라는 측면에서 성격이 다른데, 굿쥬에서 여유리에 협동조합으로 확장할 때 고민도 있었을 것 같아요.

굿쥬에서 여유리에 협동조합까지 이어진 여정이 단순한 확장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굿쥬는 5년 동안 주목받으며 잘 성장했고,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어요. 사실 디디모션 입장에서는 굿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였어요. 굿쥬라는 브랜드가 남긴 가시적 성취가 분명했죠. 하지만 굿쥬를 함께해온 작가들에게 굿쥬는 ‘브랜드 하나’로만 정의되지는 않더라고요. 누군가에게는 작가로서 첫발을 뗄 수 있게 해준, 오아시스 같은 곳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멈출 수 없었어요. 더 단단한 구조에서 오래 이어갈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생각에 공감한 작가들이 모여 여유리에 협동조합을 설립했죠.

여유리에 협동조합에는 청주 청년 작가 15명이 모여 있다고요.

여유리에 협동조합에는 디자인 제품, 문구, 웹툰, 리빙, 주얼리, 패브릭, 공예까지 다양한 분야의 작가 15명이 함께하고 있어요. 각자 분야는 다르지만 청주에서 창작을 이어간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런 점에서 여유리에 협동조합은 ‘청주 로컬 디자인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작은 지도와도 같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유리에 협동조합의 작가들은 청주에서 각기 어떤 작업을 이어가고 있나요?

디디모션은 청주화투와 같은 지역 디자인 제품을 만들고, ‘고니’는 캘리그래피 작가로 사투리 부적을 만들었어요. ‘아몬댕스튜디오’는 문구 작가로 커플 캐릭터를 제작하고, ‘퍼보애’는 모피 봉제 공장의 전통을 이어 새로운 라인업을 만들고 있죠. ‘디얼마인드’는 아동 심리 전문가로서 심리 키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또 ‘아임’은 터프팅 공방에서 터프팅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고, ‘우연한스페이스’는 힙한 타이포 문구류를, ‘배러비’는 패브릭과 뜨개 제품을 제작해요. ‘펀펀빌리지’는 청주의 명소를 담은 캐릭터 문구를, ‘무심수달’은 무심천 수달을 모티프로 한 모루 인형을, ‘히키티키’는 자연물 레진 공예와 전통 노리개를, ‘청주 RPG’는 웹툰 작가의 감각을 살려 디자인 생활용품을 만들죠. ‘차랄라’는 커스텀 리빙 제품, ‘늪봄’은 실버 주얼리, ‘치비코’는 패브릭 봉제와 캐릭터 티셔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커넥트현대 청주의 행복상회에서도 작가들의 제품을 보고 직접 구매할 수 있는데, 커넥트현대 청주와 어떻게 인연을 맺었는지도 궁금해요.

굿쥬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청주에서 로컬 굿즈 시장을 만들고 여러 활동을 기획했는데, 현대백화점에서 이를 주목하고 있었더라고요. 커넥트현대 청주 개점을 앞두고 청주의 로컬 브랜드를 담아내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던 차였고요. 굿쥬에서 쌓은 경험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백화점 안에서도 로컬 브랜드가 존재감을 가질 편집숍을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오갔고, 지금의 ‘청주 행복상회’라는 이름으로 커넥트현대 청주에 정식으로 입점하게 됐어요.

커넥트현대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연결하는 공간’을 표방하던데, 여유리에 협동조합이 만들어가는 청주 행복상회는 어떤 공간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청주 행복상회는 로컬의 가치를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할 통로라고 생각해요. 대기업 브랜드처럼 거대한 유통망을 보유한 제품은 없지만, 그 대신 작가들이 손끝으로 만들어낸 물건, 지역을 담은 디자인, 일상에 스며드는 이야기가 있는 제품이 꽤 많아요. 청주 행복상회를 찾는 고객은 물건을 사는 경험 이상으로 작가의 취향과 정성이 전해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죠. 작가에게는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의 삶에 닿는 기쁨이 생기고요. 지역에서 태어난 감각과 이야기가 소비자와 만나는 순간을 만드는 게 청주 행복상회의 역할이자 즐거움이라고 생각해요.

Maker'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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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리에가 추천하는 로컬 굿즈 3

디디모션의 '호기와려니 청주 화투'

일본의 자연물이 그려진 화투 대신 무심천, 청남대, 육거리시장, 공항 등 청주의 다양한 명소를 배경으로 한 청주 화투를 제작했다. 주황빛의 아기자기한 그래픽이 특징이다.

여유리에의 동화책 <여우리야, 어디가? – 무심천 편>

​청주 무심천을 배경으로 펴낸 동화책. 푸른 여우 여우리와 먹방 요정 무치치 캐릭터를 개발해 동화책을 통해 청주의 봄을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우연한스페이스의 '사투리 스티커 세트'

힙한 타이포 문구류를 만드는 우연한 스페이스의 충청 사투리 스티커 세트. ‘겨’, ‘유’ 등이 연상되는 충청 사투리를 쨍한 색감의 스티커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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