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리단길의 앤티크한 푸른빛 아치형 유리문을 열면 한 폭의 유럽이 펼쳐진다. 파리의 좁은 골목 사이에 위치한 예쁜 카페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이곳의 이름은 콘치. 커피와 브런치Coffee and Brunch에서 상징적인 단어를 따와 엮어낸 이름의 브런치 카페다. 외부의 소란을 잊게 하는, 오직 콘치만의 로맨틱한 유럽 감성은 요리사 강창근, 바리스타 김은비 부부가 여행 중에 만난 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에서 시작됐다. 무수한 사람들이 오가는 길목에 무심하게 펴둔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쏟아지는 햇살 아래에서 가림막도 없이 샌드위치를 베어 물고 드립 커피를 즐기는 프랑스 사람들의 낭만이 이곳의 메뉴가 되고 또 정체성이 되었다. 여유로운 프랑스의 감성을 매장에 담아내기 위해 부부는 바닥의 마감재부터 차양, 과일을 담는 바스켓까지 어디 하나 빼놓지 않고 공을 들였다. 덕분에 매장을 방문하는 손님들의 얼굴에는 화사한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콘치에서 가장 사랑받는 메뉴는 곡물빵 위에 아삭하고 달큰한 당근라페와 햄, 그리고 랜치 소스를 얹어낸 ‘당근라페 오픈샌드위치’, 조개가 듬뿍 들어가 부드럽고 깊은 맛을 자아내는 ‘클램차우더 슾’, 매장에서 직접 착즙해 신선함이 남다른 오렌지 주스다. 가장 신선한 제철 재료를 사용하기 위해 시즌별로 바뀌는 스프도 매장을 찾는 또 다른 재미. 고소함 속에 약간의 산미가 있는 ‘프릳츠’의 원두를 사용해 밸런스가 좋은 라떼도 인기가 좋다. 콘치에서만큼은 여행지에서 즐기는 식사처럼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일상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공간에서 음미하는 음식과 커피는 유난히 맛있고 향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