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성안길은 토박이라면 부모님의 손을 잡고 한 번쯤 지나쳤을 만한 오래된 맛집 골목이다. 청주중앙공원의 초입에 위치한 ‘공원당’도 이 골목을 이루는 맛집 중 하나. 6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이곳은 지금은 판모밀과 돈가스를 내세운 노포지만, 시작은 따뜻한 빵 냄새가 가득 퍼지던 작은 제과점이었다. 1층에서는 빵을 굽고 2층에서는 가락국수와 판모밀을 팔다 2000년대 초 제과점을 정리하고 직접 제면한 면과 일본식 돈가스로 메뉴를 정비했다. 현재 가업을 잇고 있는 장남 조원상 대표는 매일 아침 아버지가 사용하던 반죽기를 돌리며 하루를 시작한다. 살얼음이 낀 소바 장국을 깨는 일도 그의 몫. 일본처럼 장국에 면을 가볍게 담가 먹는 것이 아닌, 국물까지 시원하게 들이켜는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한 공원당의 판모밀은 다시마와 멸치 등을 우려낸 국물을 사용해 감칠맛과 깊이가 풍부하다. 강판에 간 무와 잘게 썬 파를 듬뿍 얹은 육수에 메밀 풍미가 살아 있는 쫄깃한 면을 담가 차갑게 즐기면 한여름 더위도 금방 사라진다. 젓가락을 따라 쭈욱 늘어나는 치즈를 감싼 기본기가 좋은 코돈부르에서는 경양식 돈가스가 주류일 때에도 고집해 온 일본식 돈가스의 내공이 느껴진다. 우동에도 1대 때부터 이어온 자가제면 노하우가 깃들어 있다. 1960년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차던 청년이 이제는 손자손녀의 손을 잡고 방문하는 식당. 세월이 흘러도 늘 같은 자리에서 우리의 추억을 밝혀주는 이곳은 더없이 특별하다.

  • Type종합 분식
  • Add청주시 상당구 상당로55번길 40-2
  • Tel043-255-389
  • Opening Hours 11:00-19:30(브레이크타임 15:00-17:00)

Editorial Depar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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